AI가 자신이 쓸 반도체 직접 설계한다, 그것도 6시간 만에

Time:2021-06-17Depart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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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터 센터. 구글은 데이터 분석과 심층학습에 TPU라는 인공지능 전용칩을 쓰고 있다. 이번에 구글은 인공지능으로 TPU 설계 시간을 크게 단축했다./구글

 

인공지능(AI)이 자신에게 필요한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로봇이 인간 도움 없이 스스로 로봇을 만들던 장면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구글은 9(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AI를 이용해 사람이 수 개월 걸려 하던 AI용 반도체 칩 설계 작업을 단 6시간에 끝냈다고 밝혔다.

 

구글은 AI를 위해 TPU(텐서프로세서유닛)라는 전용 칩을 개발해 데이터 분석과 딥러닝(신경망 기반 심층학습)용으로 쓰고 있다. 구글 연구진은 이번에 AI TPU 4 차세대 제품을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AI용 전용칩 개발에서 시간과 인력이 많이 드는 단계가 이른바평면 배치(floorplanning)’ 과정이다. 건물의 내부 공간을 용도에 맞게 배치하듯, 칩 안에 수백 만 개의 부품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과정이다. 칩은 보통 수십에서 수백㎣ 면적에 기억과 논리, 프로세싱 부품 수천 가지가 들어가고 이들을 연결하는 전선도 수㎞나 된다. 기존에는 여러 설계팀이 칩의 각 부분을 나눠 맡아 동시에 개선 작업을 진행해도 수 개월씩 걸렸다.

 

구글의 안나 골디 박사 연구진은 AI에게 기존 평면 배치 설계 1만 종을 학습시켰다. 이후 빈 칩과 수백 만 개의 구성품을 주고 무작위로 배치하도록 했다. 동시에 다른 AI로 칩의 용도에 가장 적합한 평면 배치를 선별했다. 스마트폰용 칩은 배터리 수명을 늘리기 위해 전력소모를 최소화해야 하고, 데이터센터용 칩은 속도가 최우선 목표이다. AI는 수많은 반복 학습 과정을 통해 원하는 칩에 가장 적합한 평면 배치 기법을 스스로 터득했다.

 

구글 연구진은 이번과 같은 AI의 신경망 기법은 시간이 많이 드는 다른 칩 설계 단계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수년 씩 걸리는 전체 반도체 칩 설계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에 따라 자율주행차, 5G AI 등 반도체 칩이 핵심인 첨단 기술의 발전 속도로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 : ©조선일보